소통채널
[2007. 8. 25] 중앙선데이포커스_노인이라 더 잘하는 새 ‘실버 잡’ 현장취재
서초노인
2007-08-27
광고 모델
폼도 나고 재미도 있고 고소득 일자리로 인기
한 살이라도 더 어려야 경쟁력이 있다는 모델계에서 예순이 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생명보험이나 실버타운, 염색약 광고다. 김숙자(서울 강남구 도곡동·사진 오른쪽)씨도 덕분에 예순일곱에 모델 데뷔를 했다. 7월말 한 생명보험 회사의 TV광고를 찍던 날은 지금 생각해도 신난다. “권영아, 아프다더니 얼굴이 더 좋아졌다, 너.” 아직도 생생하게 외우고 있는 대사를 해보이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 한마디 대사를 하기 위해 얼마나 NG를 냈는지…. 트레일러 한 대를 꽉 채운 강렬한 조명 때문에 땀도 비 오듯 쏟아졌다.
김씨의 고생담을 듣던 최경운(65·서울 금천구 시흥동·사진 왼쪽)씨가 빙그레 웃는다. 최씨는 이미 2005년에 데뷔한 베테랑 모델이다. 염색약 광고, 대법원 홍보물 촬영 등 출연 횟수가 꽤 된다. 지난해엔 그가 나온 실버박람회 포스터가 지하철 광고판을 도배하다시피 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두 사람은 실버 모델 전문인 ‘S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광고 회사에서 노인 모델을 찾아 서초노인복지관으로 자주 문의가 오자 아예 사업화했다. 현재 16명의 남녀 모델이 등록돼 있는데, 10월에는 모델들의 프로필을 업체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열 계획이다. 김경수 담당 사회복지사는 “뛰어난 용모보다는 활기차고 편안한 인상을 광고회사에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키는 1m57.5cm, 최씨는 1m69cm다.
67세의 할아버지 주유원 최한기씨가 경기도 안산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다(左). [신인섭 기자]
모델 수입료는 들쑥날쑥이다. 노인 대상 잡지 화보의 경우 5만원 정도. 닌텐도DS 신문광고에 등장한 김인호(64)씨의 경우 80만원을 받았다. TV광고의 경우 시안만 찍어도 30만원, 방영이 되면 200만원이다. 촬영 시간이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고소득이다.
만 60세 이상의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사진 두 장(크기·종류 제한 없음), 주민등록등본, 이력서를 가지고 서초노인종합복지관 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직접 방문하면 된다. 센터에 마련된 간이 스튜디오에서 전문 사진가가 프로필 사진을 찍어준다. 실버 모델이 필요한 업체도 센터(577-6388)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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