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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라 부르지 마라 6080 新중년
유현주 2015-05-11

 

노인이라 부르지 마라 6080 新중년

노인정 대신 평생학습관으로…평생 배우고 즐기며 청년처럼 산다.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4월 24일 오후 3시 양재노인종합복지관 5층 강당에서 열린 시니어모델 선발 오디션장에서 만난 ‘신중년’들도 꿈이 많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이 오디션은 매년 봄가을 열리는데, 이번 대회 참가자 모집에는 90명이 몰렸다. 이날 오디션을 통해 15명을 선발하기로 돼 있었다. 경쟁률이 6 대 1에 달하는 만큼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고 참가자는 저마다 한껏 멋을 낸 모습이었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접수대에서 번호표와 대본 한 장씩을 받아든 참가자들은 긴장된 얼굴로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돋보기를 꺼내 쓰고 연기 연습에 몰두했다. 검정 레이스 미니원피스를 입고 빨간 테두리의 선글라스를 낀 60대 여성 참가자, 턱시도에 나비넥타이 차림의 70대 남성 등이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한 사람당 주어진 3~5분 안에 연기와 노래, 춤, 무술시범, 악기 연주, 마술 등 그동안 갈고닦은 장기를 펼쳐놓았다.

 

“아들이 신청서를 접수해 오디션에 참가했다”는 이재희(84) 씨는 “마침 내가 받은 대본 내용이 남자의 독백이라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다. 모델 오디션이라고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올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나처럼 평범한 노인들이라 자신감이 생긴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오디션이 끝난 뒤 10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그사이 행사장을 빠져나간 사람들이 있어 합격자 발표 때 4명의 자리가 비었다. 그중 “어린이집에 손자를 데리러가야 한다”며 자기 순서가 끝나자 부리나케 행사장을 빠져나간 60대 남성도 있었다. “시니어모델을 하고 싶어 두 달 전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 왔다”는 김순영(66) 씨는 “지난해부터 벼르다 올해 드디어 오디션을 보게 됐다. 예전에 시민대학에서 뮤지컬을 배워 딱 한 번 무대에 선 적이 있다. 꼭 시니어모델이 돼 당당하게 무대를 누비고 싶다”고 했다. “만약 오늘 합격한다면 응원차 따라온 언니네 식구들과 함께 파티를 하겠다”던 그는 이날 15명의 합격자에 들자 기쁨에 들떠 환호했다.

 

시니어모델 오디션 1기 출신 김인호(75) 씨는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 직업에 귀천이 없다. 교육계에 종사하다 은퇴했는데 주변에서 ‘그 나이에 놀면 뭐하느냐’면서 격려해준다. 나이가 들어도 할 일이 있고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활력소가 되고 젊게 사는 비결”이라고 했다.

 

노인복지관과 평생학습관 등에서 노인 대상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입을 모아 꼽는 6070세대의 공통점이 있다. 배움에 대한 탐구심과 호기심이 강하고, 수업시간에 지각하거나 절대 결석하지 않는 등 열의가 대단하다는 점이다. 그뿐 아니라 관심 있는 강좌를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등 적극성과 열정 면에서 젊은이들 못지않다. ‘신중년’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게 은퇴 후에도 그들의 시계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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